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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2023. 요한복음 강해(6): 표적1: 혼인 잔치. 요2:1~11절

Updated: May 1, 2023

예수님의 기적을 공관 복음서에는 ‘이적, 기사, 표적’이라는 단어를 혼용해서 쓴다. 하지만, 요한은 자신의 책에 나온 7개의 기적 모두를 ‘표적’이라고 말한다.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 ‘이적, 표적’은 초자연적인 현상과 놀라움을 말한다. 반면에 표적은 싸인(sign)이다.(헬.세메이온) 이 뜻은 ‘신호, 표시, 방향, 징후’라는 뜻이다.

싸인은 말 그대로 어떤 목적을 두고 향해 가는 과정 속에, 나중에 무언가를 드러나게 하기 위한 수단이다. 싸인은 목적이 있다. 그리고 그 싸인 후에는 반드시 앞에 올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이 행하신 표적(싸인)이다. 요한이 표적을 말할 때는 단순히 초자연적인 놀라움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벌어질 무언가가 있음을 큰 소리로 알려 주는 것이다.

그럼, 앞으로 무엇이 일어날 것을 미리 보여 주는가. 그것은 예수님이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것과 그가 하나님의 아들로써 이 땅에서, 그가 가진 권세로 당신의 백성들을 구원해 내실 것을 미리 보여 주는 싸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이 표적을 두고, '큰 믿음이 기적을 보게 되는 것'과 '순종하는 하인처럼 말씀에 순종할 때에 내 인생에 기적이 찾아오게 될 것'으로 교훈 삼았다. 맞는 말이다. 우리가 그렇게 믿고 신앙생활을 할 때에 이러한 일이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요한을 그것을 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 사건을 기록한 것이 아니다.

요한이 이 기적을 통하여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아무 생각도 없고, 믿음도 없는 자를 하나님께서 당신의 다함없는 사랑으로, 십자가 그 처절한 고통의 피를 대가로 이들을 끌어안게 될 사건을 미리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보지 못하고 이 본문을 믿음과 순종이 낳은 기적으로만 전한다면 여기에 복음은 없다. 하나님의 은혜는 없고 자신의 공로로 인정받는 인과응보의 하나님만 남게 되는 것이다.


그럼, 어떤 부분이 십자가를 보여주는 표적이 되는가. 그것은 예수님과 어머니 마리아의 대화 속에서 찾을 수 있다.

● 예수님과 마리아와의 대화

이 두 사람의 대화는 뭔가 부자연스럽다. 어머니 마리아가 아들 예수에게 포도주가 떨어졌음을 알린다. 아마도 아들 예수가 무언가 해결해 주기를 바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 어머니 마리아의 부탁을 ‘이게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냉정하게 거절한다.(4절) 그리고 더 이상한 것은 말은 그렇게 해 놓고, 후에는 어마한 양의 포도주를 만들어 놓으셨다.

이것은 단순하게 예수님이 어머니 마리아의 말을 어긴 것이 아니다. 뭔가 의도가 있는 거절이었다. 어떤 의도인가. 그것은 이제 막 시작하게 되는 기독교 신앙에 대한 오해가 생기게 될 것을 막기 위한 예수님의 의도된 행동이다. 당시 이스라엘의 종교는 유대교이다. 유대교의 하나님은 현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하나님이다. 그들이 기다리던 메시야도 역시 로마로부터 억압 받고 있는 현실을 벗어나게 해 줄 자이다.

그렇기에 마리아는 출생이 남과 달랐던 아들 예수에게 어떤 능력을 행하여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예수님이 이 문제는 나와 상관이 없다고 거절을 한 것이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는, 단순히 우리의 어렵고 고통스러운 현실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이 땅에 온 이유는 인간의 죄에 대한 해결, 영혼 구원의 대과업을 이루기 위해서 왔다. 그렇기에 지금 공생애 사역의 첫 시작에서 선을 확실히 긋고 자신이 이 땅에서 이루어야 할 사역을 명확히 소개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은 바로 이어서 하시는 말씀이 ‘내 때가 이르지 않았다’(4절)고 말씀하신 것이다.

여기서의 ‘내 때’는 언제를 말하는가. 그것은 자신이 십자가에 달려 대속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인류의 모든 죄를 사하고, 구원에 이르게 하는 그날, 그 때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다른 종교와 기독교가 갖는 가장 큰 차이다. 다른 종교는 언제나 현실의 문제 해결을 약속한다. 하지만 죄의 문제 해결을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 뿐이기 때문이다.

그럼, 왜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된 것이 십자가의 죽음을 의미하는가. 이 잔치 자리에 포도주 뿐만 아니라 물도 떨어졌다. 그래서 외부에서 하인들이 길어다가 6개의 항아리를 물로 아귀까지 가득 채웠다. 당시 잔치 자리에 있는 물은 유대인들이 정결의식으로 손, 발을 씻기 위함이었다. 즉, 이 물은 율법을 준수하기 위한 도구였다. 또한 물은 심판을 상징한다. 물이 아귀까지 찼다는 것은 심판이 곧 임박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예수님이 이 심판의 상징인 물을 기쁨과 희락의 상징인 포도주로 바꾸셨다. 그러니까, 절망의 상황이 포도주로 말미암아 희망과 기쁨으로 바뀐 것을 의미한다. 그럼, 포도주는 뭘 의미하는가.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흘리실 보혈을 의미한다.(눅22:20) 즉, 심판으로 멸망하게 될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피로, 저주에서 축복으로 바뀌게 될 것을 미리 보여 준 것이다. 그것이 요한의 표적(싸인)이다.

이것을 보지 못하고, 내가 신앙의 열심을 보일 때에 하나님이 우리를 큰 복으로 채워주신다고 인식하고 신앙생활을 한다면 그것처럼 안타까운 신앙은 없다.

● 제자들의 변화

예수님의 제자들이 혼인잔치에 청함을 받아서 왔다. 장담컨대 이 때 제자들의 믿음은 없었다. 단지 예수가 비범한 인물임을 알고 있었으나,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믿음은 없었다. 왜냐하면 성경에 이 사건 전까지 그들이 믿음이 있었다고 말한 곳이 없다. 단지 그들은 메시야를 ‘만났다’고 했지 ‘믿었다’는 말이 없었다.(1:41,45)

이렇게 믿음이 없는 제자들을 예수님이 혼인 잔치에 끌고 오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엄청난 일을 행했다. 이를 통하여 본인이 하나님이심을 나타내 보여 주셨다. 이것을 곁에서 목도한 후에 비로소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11절)

이것은 그들의 노력이 아니었다. 그들은 뭘 한 게 없었다. 단지 예수님을 따라 혼인 잔치에 온 것 뿐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이 정성을 들인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들로 하여금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로 믿게 만들었다.


그것은 그들이 아닌 예수님의 노력이요, 수고의 결과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다. 하나님은 우리와의 작은 만남들을 준비해 놓으시고, 이를 통하여 결국에는 진실한 믿음을 가진 신자로 만들어 내신다.

우리는 마치 맛난 포도주를 마시고도 어디서 났는지 모르는 연회장과 같다.(9절) 우리의 인생 속에 벌어진 많은 기적과 복들이 어디서 온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에 개의치 않고 우리를 끝까지 인도하시고 책임지시고 그리고 믿게 하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이 있기에 우리가 오늘의 삶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것이다.

● 나눔 질문

1. 설교 말씀을 들을 때에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을 나누어 보라.

2. 평소에 '혼인 잔치 기적'을 통하여 내게 교훈 삼았던 내용은 무엇이었는가.

3. 내가 수 많은 종교 중에 기독교를 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4. 내가 생각하는 다른 종교와 기독교의 차이는 무엇인가.

5. 나는 언제 주님을 만났고, 어떻게 믿게 되었는가. 그 모든 과정 속에서 내가 잘한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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