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는 천지창조 둘째 날에 물 가운데를 나누어 궁창을 만드시고,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을 구분하셨다. 그리고 셋째 날을 시작하시며 물을 한 곳에 모아 땅과 바다를 구분하시고 그 때에 비로소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더라’라고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궁창은 무엇인가? 궁창은 곧 하늘이다.(8절) 물론, 당시 고대 근동인의 사고로는 하늘은 세 하늘이 존재했다. 첫째 하늘은 대기권(sky), 둘째 하늘은 우주(space), 셋째 하늘은 하늘나라(heaven)이다. 하지만, 창세기 1장의 궁창은, 하나님이 계신 셋째 하늘을 제외한 대기권의 하늘과 우주를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궁창에 해와 달과 별을 두셨다고 하셨기 때문이다.(16,17절)
우리는 궁창 아래의 물의 존재를 알 수 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물을 한 곳으로 몰아 ‘바다’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궁창 위의 물은 어디에 있는가. 혹자는 이것이 노아의 홍수 때에 쏟아졌던 많은 양의 물로 말하기도 한다. 이 말은 창세기 노아의 홍수 때에 ‘하늘의 창문이 열렸다’라는 성경구절에 근거한다.(7:11)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분명히 궁창(해, 달, 별이 있는 곳) 위의 물이라 했는데 우주를 넘어서 존재한 물이 쏟아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럼, 지구의 하늘(sky)를 감싸고 있는 물이 쏟아졌다는 창조과학자들의 말은 어떠한가. 이것 역시 과학적으로 큰 무리가 있다. 물을 공기가 떠받치고 있으려면 지금 보다 기압이 1,000배가 높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렇게 많은 양의 물이 하늘에 있으면 태양빛이 통과하지 못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노아의 홍수의 물은, 오히려 깊음 속에 있었던 물이 홍수 때에 땅을 뒤덮은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상식적이다. 성경에도 큰 깊음의 샘들이 터졌다고 말하기 때문이다.(7:11) 그럼, 둘째날 창조의 영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1. 말씀의 성취
본문은 하나님이 궁창의 물을 나뉘라 하시고, 그것이 말씀 그대로 되었다고 얘기한다.(6, 7절) 이것이 말씀의 힘이다. 이것은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에는 상식과 이성을 초월한 기적의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백부장의 하인이 걸린 중풍병을 예수님이 그곳에 가지도 않고 고친 사건도 있고(마8장), 마리아가 남자와 동침하지도 않았는데 임신을 한 사건도 그러하다.(눅1장)
이런 일들이 어떻게 가능한가.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명하여 이루어진다. 앞서 이 두 사람은 ‘말씀은 이루어진다’라는 믿음이 있었다. 백부장은 말씀하시면 내 하인이 나을 것이라는 고백을 했고(마8:8), 마리아는 천사의 말을 그대로 받아 말씀이 내게 이루어질 것을 믿었다.(눅1:38) 우리가 천지창조를 배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창조 사건 하나 하나를 통해서 말씀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2. 준비하시는 하나님
하나님의 창조에는 패턴이 있다. 처음 3일은 세상의 혼돈(unformed)을 정리하고, 나머지 3일은 공허(unfilled)를 채우는 일을 하셨다. 첫째 날은 빛을, 둘째 날은 물을 나누고, 궁창과 하늘을 만드셨다. 셋째 날에는 물을 한곳에 모아 땅을 드러냈고, 그곳에 채소와 식물이 자라게 하셨다.
넷째 날은 그 빛을 광명들 즉, 해와 달과 별에 붙이셨고, 다섯째 날은 물에는 물고기, 하늘에는 새들을 두시고, 여섯째 날에는 땅에 짐승들, 그리고 인간을 만들어 채소와 식물을 먹거리로 주셨음을 얘기한다.
이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법을 볼 수 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는 기초를 세우고, 그 안에 내용을 담는다는 것이다. 모든 일들은 과정을 겪게 한 후에 결과를 얻게 하신다. 이런 하나님의 창조 법칙을 이해하면 오늘 우리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해석할 수 있다.
내가 하나님 앞에 구하는 모든 것이 여전히 혼돈과 공허 속에 있다면, 그것은 지금 하나님께서 그 일을 이루시기 위한 기초 작업을 하고 계신 것이다. 만일 과정을 스킵한 채 내용을 얻으면 우리는 그것을 유지할 힘이 없어 곧 넘어지게 될 것이다.
과정을 스킵하고자 하는 것은 믿음이 아니다. 오히려 그 과정을 충실히 이행할 때에 후에 내용을 채우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3. 천지창조와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
천지창조는 이스라엘의 출애굽과 복사본처럼 연결된다. 출애굽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뽑으라고 하면 그것은 성막이다. 성막은 그리스도의 사역을 예표한다. 이 성막 역시 창조 사역과 매치(match)된다. 성막의 제일 처음에 등장하는 번제단은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나타내고, 두 번째 물두멍은 궁창 위의 물과 아래의 물을 나누시는 것을 내용 삼는다.
물두멍을 통과하면 휘장이 나온다. 휘장(curtain)은 하늘을 의미하며(사40:22) 또한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한다.(히10:20) 즉, 세 번째 하늘인 하나님이 계신 곳(지성소)을 들어가려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들어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창조 둘째 날에 하나님께서는 물을 궁창 위와 궁창 아래로 분리하셨다. 그리고 궁창 아래의 물을 한 곳에 모아 땅이 드러나게 했다. 이 물을 나누어 마른 땅이 드러나게 한 사건이 출애굽기에 있다. 어떤 사건인가. 그것은 홍해 바다가 갈라진 사건이다. 이 홍해 바다가 갈라진 사건을 바울은 침례로 묘사하며(고전10:1,2) 침례를 그리스도와의 연합이라 말했다.(롬6:3)
그러니까 이 창조 둘째 날에 물을 나누어 땅이 마르게 한 사건은, 곧 앞으로 있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사역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를 죄악 된 세상에서 건져내어 마른 땅으로 인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예표이다. 이 창조 사역은 태초부터, 아니 창세전부터 예비하신 그리스도의 사역을 창세기로부터 요한 계시록까지 일관되게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창조 사역을 하나의 설화로 여기면 안 된다. 만일 성경의 첫 장인 창조 사역을 가볍게 여기고 지나간다면, 성경을 통하여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복음을 놓치게 된다.
● 나눔 질문
1. 설교 말씀을 들을 때에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을 나누어 보라.
2. 성경의 내용 중에 정말 믿기 힘든 부분이 있는가. 어느 부분이며 왜 그러한가.
3. 과거를 돌아 볼 때에 예전에 안 이루어진 기도는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4. 하나님의 진리는 말씀에 순종할 때에 확인이 된다. 반면에 내가 순종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5. 하나님의 창조 사역이 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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