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에는 반복되는 패턴이 있다. 이스라엘이 죄를 짓는다. 이로 인해 이웃 국가에게 침략을 당해 고난을 당한다.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부르짖는다. 사사가 등장한다. 사사가 적군을 물리친다. 이스라엘에 평화가 온다. 이것이 사사기에 패턴이다. 이러한 패턴으로 인하여 우리는 이 드보라 사건 속에 드러나는 핵심적인 하나님의 메시지를 놓친다. 그 놓친 메시지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1. 계속된 전쟁의 의미
사사 에훗이 죽자 이스라엘은 ‘또’ 우상숭배라는 죄를 짓는다(1절). 여기에 등장하는 ‘또’라는 단어는 ‘다시’라는 뜻도 있지만, ‘더하다, 증가하다’라는 의미가 있다. 그러니까, 이스라엘의 죄가 다시 드러날 때에는 이전 보다 훨씬 더 강력한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마치 박테리아를 치료하기 위하여 항생제를 사용하여 치료하지만, 이 후에 등장하는 박테리아는 어지간한 항생제로 이길 수 없는 수퍼 박테리아가 탄생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죄도 똑같다. 우리 안에 있는 죄는 뿌리 뽑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을 누르면 누를수록 그것이 다시 나타날 때에는 점점 더 강력한 죄의 모습으로 등장을 하게 된다. 사사기에서 우리에게 들려주는 메시지는 ‘죄를 지으면 하나님이 싫어하니까 죄짓지 말고 살자’라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1차원적인 지적이다.
성경은 이 사사기를 통하여 우리 인간의 본질, 죄를 떨구어 낼 수 없는 인간의 숨겨진 본질을 폭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안에 있는 죄는 결코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지울 수 없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등장을 한다. 이것이 우리의 죄의 모습이다.
우리 모든 인간들은 그 누구도 예외 될 수 없는 죄악에 노출된 자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왜 이 폭로의 과정이 필요한가? 이를 통해서 우리 모두는 예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진심으로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2. 사사 드보라의 의미
이 사사 드보라의 이야기는 삼손, 기드온 이야기와 더불어 굉장히 유명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드보라를 영웅시한다. 드보라가 남성 우월주의 사상이 가득한 시절에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되었다는 사실 하나를 놓고 보더라도 그녀는 존경 받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보라의 사건에는 시비의 여지가 분명히 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패턴인 ‘하나님은 항상 사사를 통하여 승리를 이루어 내셨다’라는 것으로 인하여 하나님이 강조하고자 하는 본래의 중요한 메시지를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4장의 드보라의 이야기를 잘 읽어 보면, 일단 이 드보라는 이 전쟁에서 특별하게 공을 세운 것이 없다. 드보라가 한 일은 이스라엘 군대 장관 바락을 불러서 그에게 하나님이 이 전쟁에서 승리를 줄 것이라는 예언의 메시지를 전해 준 것 밖에 없다.
기손 강가에서 바락이 시스라를 치는 작전이 좋았던 것도 드보라의 지혜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냥 하나님이 짜 놓은 작전을 드보라가 바락에게 전해 준 것 뿐이다. 그 전쟁에 승리를 약속한 것도 드보라가 아니다. 하나님이다. 드보라가 이 전쟁에서 굳이 잘한 것이 하나 있다면, 군대 장관 바락이 불안해서 같이 가자고 했을 때에 같이 간 것뿐 이다. 하지만, 이 역시 그저 같이 가기만 했지 전쟁에서 어떤 역할을 했던 것도 아니었다.
드보라의 사건 속에서는 이런 얘기가 전혀 없다. 전쟁의 과정 속에서 작전을 추진하고 끌고 나갈 때에, 칼을 들고 앞에 서서 깃발을 들었다는 얘기도 없고, 이 일을 겪으며 세상의 유혹을 이기고, 그녀가 신앙으로 시련과 시험을 이겨내었다는 얘기도 없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 편에서 고민하고 갈등했는가 하는 묘사가 전혀 없다.
당시에는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면 비둘기의 다리에 편지를 묶어서 전달했다. 드보라가 딱 그 비둘기 역할이었다. 하나님의 메시지를 바락에게 전달해준 그 역할 외에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우리는 그 편지의 내용과 저자에는 별 관심이 없고 전달해준 비둘기에만 잔뜩 관심을 갖고 영웅으로 기리고 있다. 더 재밌는 사실이 있다. 나중에 야빈의 군대 장관 시스라를 죽인 것은 드보라도 아니고, 이스라엘 군대 장관 바락도 아니다. 이방 여인 야엘이다. 그냥 단순히 살림하는 여자가 무기도 아닌 장막 말뚝으로 시스라를 죽인다.
하나님이 이 드보라의 이야기를 통해서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가? 이 전쟁의 승리는 너희가 아니라, 하나님이 만들어 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인간들은 자꾸 드보라가 했다고 한다. 그 전령인 비둘기에게 집중한다.
이 전쟁이 하나님이 하셨다는 증거가 기손강에서 시스라 군대를 물리친 사건에 쓰인 단어인 ‘혼란에 빠지게 했다’라는 단어가 홍해 바다 때에 이집트 군대가 빠졌을 때에 쓰인 단어인 ‘어지럽게 했다’와 같은 단어이다. 그렇기에 아마도 이 전쟁도 기손 강물이 범람해서 시스라의 철병거를 비롯한 무기가 무용지물이 되고, 군사들이 휩쓸려 간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여러 가지를 통해서 하나님이 본인이 이 전쟁에서 승리를 하게 만들었다고 얘기하는데 우리는 사사기에 이어지고 있는 패턴으로 인해서 그 사실을 보지 못한다.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자꾸 드보라가 했다고 한다.
이 드보라의 이야기의 결론은 어떻게 내리고 있는가? 이 사건이 1,000년이 지난 후에 쓰여진 책 ‘히브리서’는 이 사건을 이렇게 평가한다. 히브리서 11장은 신앙의 위인이 등장을 하는데, 기드온, 다윗, 사무엘 등과 함께 같은 레벨로 ‘바락’이 들어있다(히11:32). 상당히 의외이다. 드보라도 아니고, 시스라를 죽인 야엘도 아니라 바락이 함께 있다.
바락은 어떤 인물인가? 드보라가 전쟁을 해야 함을 얘기했을 때에 무서워서 여자인 드보라에게 같이 올라가가고 했던 쫌팽이였다(8절). 그런데 그를 믿음의 영웅으로 소개한다. 무슨 얘기인가? 하나님 입장에서는 기드온이나, 다윗이나, 바락이나 다 똑같은 거다. 믿음의 영웅은 태어나면서 탁월한 능력과 재능을 가진 자가 아니라 하나님 당신이 만들어 낸 인물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에게는 누가 어떤 사람인가, 어떤 성품과 재능을 가졌는가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품에서 떠나지 않고, 단순한 그의 말에 순종하는 것,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는 것. 그 사실 하나가 훨씬 중요하다. 그 하나님의 열심과 강권하심에 빨리 항복하자. 하나님은 부족한 우리의 단순한 믿음과 순종을 통해 당신의 나라를 이루어 가실 것이다.
나눔 질문
1. 나의 모습 중에서 자녀가 가졌으면 하는 부분과 절대 닮지 말기를 바라는 부분을 나누어 보라
2. 내가 죄의 유혹에 넘어가기 쉬운 환경 3단계를 꼽아 보라. (3단계까지 오면 넘어질 것 같은 것은 무엇인가?)
3. 내가 알던 드보라와 설교를 통해 배운 드보라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무엇을 배웠는가?
4. 뒤 돌아보니 하나님이 하신 일인데 사람을 주목하게 된 경우가 있으면 말해 보라.
5. 바락이 ‘명예의 전당’에 올랐으면 나도 오를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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