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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격지 두르기(신년 목양 편지)

Writer's picture: Soo Yong LeeSoo Yong Lee

December 30th. 2022

사랑하는 한몸 교우분들께

과거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갖는 최고의 관심은 불로불사(不老不死), 즉 늙지 않고 영원히 사는 삶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불사의 약을 찾아오라 명했던 중국의 시황제는 불로장색 약으로 제조된 환약을 먹고 맹독에 의하여 이른 사망을 하였습니다.

정말 영원히 사는 것은 가능할까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합니다. 생명체의 수명은 ‘텔로미어’가 결정합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가닥의 양쪽 끝에 붙어 있는 꼬리입니다. 이 꼬리는 분열할 때마다 길이가 점점 짧아지고, 끝내 텔로미어가 다 짧아져 사라지면 생명체는 죽습니다.

그런데 이 텔로미어를 복구하는 능력을 가진 생물이 있습니다. 그것은 ‘랍스터’입니다. 랍스터의 세포에 있는 ‘텔로머라아제’라는 효소가 ‘텔로미어’의 짧아짐을 막아 줍니다. 이로 인해 랍스터는 ‘노화’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평생에 걸쳐 반복한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기네스 북에 등재된 랍스터는 200살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영생하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그 이유는 랍스터가 가진 껍질 때문입니다. 100년 정도 산 랍스터의 껍질은 너무 두껍고 단단해져서 자기 힘으로 껍질을 깰 수가 없습니다. 이로 인해 껍질을 벗지 못한 랍스터는 그 껍질에 끼어 죽게 된다고 합니다.

이 연구는 만만치 않은 학계의 반론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귀담아 들어야 할 진실이 보입니다. 그것은 껍질을 벗지 못하면 죽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저마다 가진 인생의 시간만큼 단단한 껍질을 두르고 있습니다. 그 껍질은, 약해져 가는 나를 보호합니다. 하지만, 그 껍질을 의지하는 안일함이 오히려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나를 죽이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아무쪼록 다가오는 2023년 새해에는 내게 둘러진 굵고 단단한 자아의 껍질들이 깨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의 낡고 헐은 습관, 사고, 행동의 껍질을 벗고, 주의 은혜의 격지를 두르기를 바랍니다. 이를 통하여 우리 교우 모두가 새로운 성장과 성숙을 이루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은혜 아래...

한몸 교회 담임 목사 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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