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o Yong Lee

Mar 2, 20223 min

02.27.2022. 아브라함의 이야기(15) 믿음의 결단. 창24:1~12절

아브라함이 나이가 많이 들었고 아들 이삭의 아내를 구해야했다. 이에 아브라함은 며느리 될 사람을 찾기 위하여 늙은 종(엘리에셀)에게 맹세로 명하였다. 그것은 며느리 될 사람을 가나안 족속의 딸이 아닌 멀리 메소포타미아 하란에 있는 자신의 친족이 있는 곳에 가서 찾아오라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측면으로 보면, 결혼을 하기 위한 이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는 장이다. 그 대표적으로는 믿음이 있는 자를 찾아라, 기도를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뜻이 확인되었으면 믿음으로 행하라 등이다. 또한 늙은 종의 경우를 들어 주인을 섬기는 자의 자세가 충성과 헌신 되어야 함을 교훈 삼는다.

이런 내용들로 신자의 삶의 방향과 행동 지침을 삼는 것은 참 좋은 신앙의 자세이다. 하지만 이 본문을 두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교훈으로만 그친다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성경을 주신 중요한 이유를 놓치는 것이다.

성경이 기록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이다. 우리는 성경을 통하여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며,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무슨 일을 하셨는지를 알 수 있다. 특별히 우리의 구원은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준비되고 계획된 것임을 알려 주는 책이다. 그 구원의 핵심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다. 특별히 구약에서는 곳곳에 이 그리스도가 구원 받을 백성을 위하여 행하실 일을 여러 가지 모형 혹은 그림자로 소개하고 있다.

오늘 본문에 나타는 그리스도의 그림자는 어떤 것인가. 하나님의 구원의 거시적 측면과 미시적 측면을 살펴본다.

● 거시적 측면

성경에서는 그리스도와 성도와의 관계를 혼인, 즉 결혼 관계로 많이 묘사를 한다. 그것은 예수님의 열 처녀의 비유(마15:1), 어린 양의 혼인 잔치(계19:9)에 등장하며 바울은 교회를 정결한 처녀로, 그리스도를 남편으로 묘사하기도 한다.(고후11:2) 그런 의미로 본 장의 이삭과 리브가의 결혼은 신랑된 예수님과 신부된 교회와의 관계를 그림자로 보여 주고 있다.

이 결혼을 계획하고 진행한 것은 누구인가. 아버지 아브라함이다. 종이 도착하여 리브가가 이삭의 아내가 될 사람인 것을 확인하는 과정을 보면 이 결혼은 이미 예정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우리의 구원은 아버지 하나님의 전적인 계획이요, 예정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상징한다.

또한 리브가를 데려 올 때에 많은 지참금을 주는 것은 신랑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게 될 것을 상징한다. 혹자는 종이 리브가를 안내하여 아브라함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오는 것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신 성령님이 우리를 아버지의 품으로 인도하여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것을 상징한다고 말을 한다. 이것이 바로 이삭의 결혼 과정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구원의 여정이다.

본장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구원의 거시적 측면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 패러다임으로 다시 보면 성경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른 내용이 보인다.

● 미시적 측면

아브라함이 며느리를 찾으라고 종에게 명한 메소포타미아의 하란 지역은 그 종에게는 상당히 무리가 있는 지역이다. 일단 거리가 그가 있는 곳에서 약 400마일 떨어져 있다. 그 거리를 낙타 10필 위에 각종 좋은 것을 싣고 이동해야 한다. 특별히 종의 나이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은 가나안 족속의 딸이 아닌 내 고향, 내 족속의 여자를 데리고 오라고 맹세 서약을 시켰다.

왜 그랬을까. 많은 경우에 이를 두고 가나안 땅은 우상 섬기는 지역이기에 하나님을 섬기는 곳에서 믿음의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라고 말을 한다. 그러나 이 해석은 전혀 옳지 않다. 왜냐하면 메소포타미아 하란은 당시의 대표적인 우상을 섬기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거대한 달의 신전도 있었고, 현재도 많은 우상들이 발굴되고 있다.

리브가의 가족들이 믿음이 없었다는 것은 그들의 언행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에게 아브라함의 종이 길게 하란까지 오기까지 여호와 하나님이 어떤 일을 행하셨는지 아주 길고 섬세하게 간증을 한다. 하나님을 소개하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그들의 반응은 여호와 하나님의 행하심을 인정한다.(50절) 그러나 그 말은 믿음이 고백과는 다르다. 그저 단순한 종의 간증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그것이 믿음의 고백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는가. 그것은 리브가를 떠나보낼 때에 가족들이 축복을 하는데 그 복을 주는 주체가 하나님이라는 내용이 전혀 없다.(60절) 이는 이삭과 야곱 등 다른 믿음의 조상들이 자녀를 축복할 때에 주체가 하나님임을 밝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창28:3, 49:25) 특별히 후에 리브가의 오라비인 라반의 집에 우상 드라빔이 있었다는 것을 보면 더욱 잘 알 수 있다.(창31:19)

그렇다면 굳이 가나안 땅이 아닌 하란까지 가야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왜 굳이 고향 땅 내 족속인가. 그것은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를 위해서이다. 그것은 아브라함의 가계도를 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이삭은 아내 리브가를 통해서 야곱을 낳는다. 야곱은 외삼촌 라반의 딸인 레아와 라헬을 아내로 맞는다. 이 두 사람(레아, 라헬)을 통해서 후에 12지파가 될 자녀들이 태어난다.

특별히 레아를 통해서는 유다, 보아스, 이새, 다윗이 나오고 다윗의 자손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다. 이 구원의 거시적 이유 때문에 아브라함은 늙은 종을 내 고향, 내 족속이 있는 곳으로 보낸 것이다. 이 하나님의 구원의 여정을 놓치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성경을 주신 이유를 다 놓치고 읽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의 백미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리브가를 그 죄악된 곳에서 불러내신 것은 그녀가 믿었기 때문이 아니다. 오롯이 하나님의 주권에 의해서 이루어진 일이다. 리브가는 이삭과의 결혼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확인된 순간 위대한 결단을 내린다. 그것은 ‘내가 가겠나이다’하고 결심한 것이다.(58절)

믿음의 여정이란 우리에게 결단을 요구한다. 하나님은 모든 것이 가능하시다. 그렇기에 우리의 마음도 조정이 가능하시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렇게 행하지 않으신다. 믿음의 결단은 늘 우리에게 맡기시고, 우리 곁에 서서 끊임없이 우리를 설득하신다. 그리고 우리의 의지가 담긴 결단을 통해서 하나님이 어떠한 분이신지를 경험하게 하신다. 우리는 그 경험을 통해 하나님을 바로 인지하고 나의 믿음이 견고하게 서게 된다. 이것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믿음의 결단이다.

● 나눔 질문

1. 설교 말씀을 들을 때에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을 나누어 보라.

2. 내 결혼을 주관하신 분이 하나님이시라면, 왜 내 배우자를 만나게 하셨다고 생각하는가.

3. 리브가가 고향 땅을 떠났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정답이 없는 질문입니다. 나름의 생각을 나누어 주세요)

4. 내가 생각하는 믿음으로 인하여 얻게 되는 복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그것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

5. 믿음의 성장은 결단을 요구한다. 하나님이 내게 요구하고 계시는 믿음의 결단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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